카오스 - 프랙탈(Fractal)



망망대해를 항해하던 배가 난파했습니다. 생존자 몇명이 파도에 휩쓸려 다니다가 어느 해안가에 도착했습니다. 과연 그 해안가에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를 살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런 경우 많은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직선'을 찾습니다. 벽도 울타리도 지붕도 길도 사람이 만든 것은 '가능하면 직선에 가깝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자연계에는 직선이 없습니다. 대신 자연계에 있는 것은 프랙탈(Fractal)이죠.

프랙탈은 '자기닮음도형'입니다. 이를테면 다음과 같은 기본도형으로 시작합니다.
기본 도형
이 기본도형에는 10개의 직선이 있습니다. 이 10개의 직선을 다시 기본도형으로 치환합니다.
1차
이번에는 더 짧은 직선 100개가 생겼군요. 다시한번 똑같은 과정을 더 해 봅시다.
2차
이런 과정을 무한히 반복하면 프랙탈 도형이 완성됩니다. 하지만 컴퓨터 성능도 있고 눈의 성능도 있으니 무식하게 무한히 반복할 필요는 없죠.
5차
이러한 자기닮음도형이 프랙탈입니다.
자연에는 이런 프랙탈이 얼마나 있을까요?









윗그림과 같이 해안선과 강줄기 모양이 프랙탈입니다. 번개도 프랙탈이며 구름 모양 역시 프랙탈입니다. 그뿐 아니라 산 표면, 바위 표면 역시 프랙탈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생물은 어떨까요?다음과 같은 기본형으로 시작해 봅시다.
기본 도형
기본형에 3개의 사각형이 있습니다. 다음은 이 3개의 사각형에 기본형을 축소시켜서 치환합니다.
1차
 이렇게 생긴 9개의 사각형에 대해 반복합니다.
2차
 이런 작업을 무한히....는 아니고 (컴퓨터 성능상) 12회 반복한 결과입니다.
12차
보기에는 어색할지 모르지만 제법 고사리 잎을 닮은 모습이 되었습니다.
프랙탈 도형은 복잡해 보일지라도 그 기본형은 매우 간단합니다. 고사리 잎의 경우 기본형은 사각형 3개 뿐이죠. 그러나 이 기본형이 반복해서 발현되는, 일종의 '재귀호출'에 의해 복잡한 고사리잎이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특히 저 3개 사각형들의 크기, 위치관계, 각도 등을 조금씩 변형한다면 상상할수 없을 만큼 다양한 고사리잎을 만들수 있습니다.

다음과 같은 기본형이 있습니다.
기본 도형
 저 녹색 가지를 기본도형으로 치환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차
 이 과정을 5회 반복한 결과입니다.
5차
보시다시피 단 5차의 '재귀호출'에 의해 복잡하면서도 근사한(?) 나무가 완성되었습니다. 이것 역시 가지의 갯수와 벌어진 각도, 길이 등에 변화를 주면 그만큼 다양한 나무들을 만들 수 있습니다.

위에서 식물에 대해서만 다루었지만, 동물에도 프랙탈 구조가 있습니다. 다만 동물의 경우에는 겉모습이 아닌 내장에서 프랙탈이 발견됩니다. 허파의 허파꽈리, 혈관망 등에서 말입니다.

여기서 가장 윗 글을 쓴 분에게 한번 묻고 싶습니다.
생명체들에 부과된 질서가 인위적인 질서일까요, 자연적인 질서일까요?
왜... 유독 생명체만은 아니라는 걸까요?
누가 우리의 직관을 이렇게 어지럽혀 놓았을까요?

댓글 2개:

  1. 싱바싱바:
    글을 보는 내내 오오! 오오오!
    하면서 감탄사를 연발하긴 했는데 왜 이런 감동(?)을 받았는지 설명할 수가 없내요 OTL
    참솔님 글 보면서 정말 많은걸 느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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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S
    누가 우리의 직관을 이렇게 어지럽혀 놓았을까요?
    창조론자 曰 : 과학자들 입니다!
    일반인 曰 : 예수쟁이들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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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잘 읽었습니다.

    저런 형상이 의지체가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지요.

    그런 사람들은 이 글을 보고 뭐라고 할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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